매거진 | 보험 약관이 우선일까? 설계사 설명이 우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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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약관이 우선일까? 설계사 설명이 우선일까?

전문가 칼럼 > 김승동의 보험Talk

1797 2019-09-04

 

“이 보험은 질병을 다 보장해요. 게다가 보험료도 인상되지 않아요.”

 

라고 보험설계사는 설명했습니다. 설계사는 ‘많은 질병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다(多) 보장한다’고 얘기했고, ‘적립보험료(보험에 쌓이는 적립금)가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갱신 시점에 보험료 인상을 체감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이렇게 설명한 것이죠.

 

그런데 소비자는 이 설명을 단어 그대로 믿고 가입했습니다. 모든 질병을 보장하며 보험료 인상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하지만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대폭 인상됐습니다. 그것까지는 참았는데 약관에서 보장하지 않는 질병에 노출돼 고액의 치료비도 발생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인상된 보험료를 돌려받는 동시에 보험금도 지급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상된 보험료는 낼 필요가 없고, 약관에 없는 질병이라도 보험금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약관

 

 

◆ 약관보다 판매 당시 설명이 우선
보험은 무형의 상품이며, 판매자와 소비자의 의사 합치로 성립하는 ‘낙성계약’입니다. 특별한 형식이나 절차가 없이 당사자 간 의사가 맞으면 계약이 성립된다는 의미죠. 보험사는 필요에 따라 청약서 등의 절차를 갖췄지만 청약서나 약관보다 우선하는 것은 당사자 간의 의사 합의입니다. 즉, 보험은 낙성계약이기 때문에 약관보다 판매자의 설명을 우선시합니다.

 

최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이 낙성계약이기 때문에 판매할 때의 설명이 약관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보험약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씨는 전화(텔레마케팅)로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가입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는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말했습니다. 가입자가 재차 ‘보험료가 어떠한 경우에도 인상되지 않는가’라고 질문했지만, 보험설계사의 대답은 ‘보험료 인상은 없다’였습니다.

 

하지만 A씨가 가입한 상품은 5년 갱신형 상품이었습니다. 즉 5년마다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는 상품이죠. 가입 후 5년째가 될 때는 납입보험료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보험에 쌓여 있는 적립금이 많아 실제 위험보험료(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는 늘었지만 적립보험료(만기환급금을 위한 적립금 재원)의 일부를 위험보험료로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0년 후 2번째 갱신시점에는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됐습니다. 적립보험료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죠.

 

이에 A씨는 보험료를 더 낼 수 없다고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손을 들어줬습니다.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거나 다르게 설명했을 경우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약관규제법 제3조)는 것입니다.

 

다만, 금감원이 A씨의 손을 들어줄 수 있었던 것은 전화 판매 상품이기 때문에 가입 당시의 내용이 모두 녹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판매 당시의 내용이 모두 저장되어 있어야 하고, 이는 보험사가 아닌 가입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보험약관

 

 

◆ 약관보다 보험안내장이 우선
비슷한 예시가 또 있습니다. 보험소비자 B씨는 보험안내장(판매를 위한 상품설명 전단지)의 내용을 믿고 가입했습니다. 안내장에는 암에 걸리면 2,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죠. 약관에는 2년 이내 암 확진 시 보험금의 10%만 지급(감액지급)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안내장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던 것입니다.

 

B씨는 가입 후 2년이 채 되기 전에 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보험금을 신청했지만,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감액 지급을 한다며 2,000만 원이 아닌 200만 원만 지급했습니다. 결국 소송이 진행됐고 법원은 소비자 B씨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보험약관 제4조(회사가 제작한 보험안내장 등의 효력) 및 관련규정에서는 '보험을 모집한 자가 모집과정에서 사용한 회사(각종 점포 및 대리점 포함) 제작의 보험안내장(서류·사진·도화 등 안내자료 포함) 내용이 이 약관의 내용과 다른 경우 계약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약관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으면, 판매 당시의 안내장이 약관에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법원이 B씨의 편을 들어줄 수 있었던 것은 B씨가 안내장을 보관하고 있었던 덕입니다. 만약 B씨가 안내장을 잃어버렸다면 그 내용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며, 이 경우 법원도 약관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약관

 

 

결국 보험은 가입 당시 판매자인 보험설계사가 어떻게 설명하고 판매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약관과 다른 내용으로 과장되게 설명을 한다면 이런 내용을 반드시 저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는 향후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씨와 B씨 보험을 판매한 설계사는 어떻게 됐을까요?
보험사는 우선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이후 해당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합니다. 보험사는 판매자에게 책임을 다시 묻는 것이죠.

 

 

 

 

 

저서 : 보험으로 짠테크하라 : 알면 보험, 모르면 모험 (한국경제신문)

現 <뉴스핌> 보험전문기자

금융 및 보험 조간 뉴스 브리핑 <김승동의 보톡스> 연재 중 (바로가기)

前 경제전문지 <이코노믹리뷰> 금융팀장

 

 

ⓒ Goodchobo.

이 칼럼은 전문가 필자의 의견으로 굿초보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굿초보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어려운 금융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공되는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서, 별도의 저작권 표시 또는 출처를 명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굿초보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굿초보 공식 제작사를 통해서 제공받고 있는 이미지는 상업적인 용도로 변형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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